혹시 가계부 쓰시나요?
30대 후반까지 한번도 가계부를 써 본 적이 없었는데 열심히 번 돈 다 어디로 도망가나 궁금해서 2008년부터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귀찮기도 했는데 꾸준하게 쓰다 보니 데이터가 쌓이기 시작했고, 조금만 분석해도 꽤 유용한 정보를 추출할 수 있었습니다.
생활 패턴이 비교적 일정하기 때문에 4년간 얻은 정보로 월별 필요한 고정 비용도 예상할 수 있었고, 어느 부분에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는지 알아낸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어요.
스코어 카드도 가계부와 유사한 역할을 합니다.
단순하게 홀 별 성적만 기록한 카드라 해도 한 시즌 평균 타수를 계산해서 자신만의 핸디캡을 산정할 수 있고, 조금만 더 자세한 정보를 적어 넣으면 스코어를 줄이는데 유용한 정보를 추출할 수 있어요.
이번 칼럼에서는 스코어 카드를 통해 타수를 줄이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내게 맞는 공 고르는 방법과 마찬가지로 실력 등급으로 구분할게요.
스코어 카드는 반드시 직접 적으세요.
도우미에게 요청하면 스코어 카드를 줍니다. 따로 한 장 받으셔서 나만의 스코어를 적되 모든 홀 파에 2타를 더한 스코어가 나만의 파입니다. 목표는 108타가 되겠죠.
135미터 파5, 460미터 파7,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나요? ^^
파4 홀에서 더 이상 무리하게 투 온을 노릴 필요도 없고, 긴 클럽이 자신 없으면 7번 아이언으로 120미터씩 4번만 치세요.
대한민국 웬만한 파5 홀은 모두 4온이 가능합니다. 투 펏을 더하면 나만의 버디가 되겠죠?
이랬던 스코어 카드가 나만의 스코어를 적으면…
이렇게 달라집니다. ^^
나만의 스코어라도 버디, 파가 많아야 기분도 좋고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100타는 쉽게 깰 수 있습니다. 한 번 믿어보세요. 100파는 스윙이 아닌 마음가짐으로 하는 것입니다.
주의할 점은 일파만파를 포함한 캐디 스코어가 아닌 정직한 본인의 스코어를 적는 것입니다.
티 투 그린과 퍼팅 수를 따로 적습니다.
나만의 파는 매 홀 기준타수 +1 입니다. 골프는 우드, 아이언, 웨지로 하는 티 투 그린과 퍼팅이라는 두 가지 전혀 다른 게임이 조합된 스포츠입니다.
90타를 깨려는 목표를 세웠다면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해요.
스코어 카드에 같은 보기로 표기되어 있어도 4온 1펏과 2온 3펏은 차원이 다릅니다.
파4 홀에서 보기를 했다면 나만의 스코어 카드에는 0이라 적습니다. ^^ 왠지 기분 좋잖아요.
그 옆에 2/3, 4/1, 3/2라고 꼭 표기하세요. 이렇게 적은 스코어 카드 5장만 모여도 티 투 그린을 보강해야 하는지 퍼팅 연습을 더 해야 하는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정확하게 다 적습니다.
조금씩 변하긴 하지만 스윙도 만들어진 상태이고, 안정적인 80대 진입이 목표이기 때문에 그린 적중률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파4 홀은 2번째 샷, 파5 홀은 3번째 샷, 파3 홀은 티 샷을 기준으로 선택했던 클럽과 홀 기준 전후 좌우 편차를 스코어와 함께 적습니다.
예를 들면 파4 홀에서 140미터 남기고 7번 아이언을 잡았는데 홀 우측으로 3미터 지나쳤습니다.
그 경우 스코어 옆에 [7/+3/R]이라 표기합니다.
파5 홀 100미터 서드 샷 때 어프로치 웨지를 선택했는데 좌측으로 9미터 짧으면 [A/-9/L]이 되겠죠.
뒤땅이나 생크, 기타 미스 샷은 [M]만 적으면 됩니다.
스코어 카드가 5장 이상 모이면 엑셀로 정리해도 좋고 모눈 종이나 빈 노트에 X-Y 그래프를 그려서 각 홀의 결과를 점으로 찍어보세요.
나만의 아이언 비거리가 한 눈에 보이고, 주로 어느 방향으로 샷이 모이는지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마이너스 숫자가 많다면 앞으로 그린을 노릴 때 한 클럽 더 잡으세요. 플러스가 많으면 반대입니다.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마구 섞여 있다면 아이언 클럽별 거리가 10미터씩 유지되도록 연습하셔야 합니다. R과 L은 자신의 구질을 파악하고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이 때쯤 되면 내기도 많이 하고, 알도 슬쩍 까는 시기입니다만 나만의 스코어 카드에는 무조건 정확하게 적으세요. 그래야 나중에 의미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제가 감히 뭐라 말씀 못 드립니다. ^^
열심히 노력하셔서 아래와 같은 스코어 카드 꼭 만드세요!!
12월 3일 군산CC 원정을 마지막으로 올 시즌 필드 플레이를 마무리했습니다.
클럽을 간단히 정리한 후 단골 스크린 매장 라커에 백을 넣고 겨울 훈련 모드로 진입했어요.
매년 골프 시즌을 마감하고 나면 1년 성적을 결산 해 보는 버릇이 있습니다.
올 한 해 열심히 모은 스코어 카드들을 꺼내 읽어보는데 오래 전 여행 사진을 꺼내보는 느낌이 들더군요. ^^
친구, 선배들과 즐거웠던 시간도 떠오르고, 정신 없었지만 즐거웠던 동호회 행사, 고마운 분들 덕분에 얻은 공짜골프 기회까지 모두 좋은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올 시즌 필드에 총 16번 나가서 80대 13회, 90대 2회, 110타 이상 1회 기록했고, 베스트 스코어는 81타네요. 노력에 비해 결과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시즌 베스트를 기록했던 벨라스톤CC 스코어 카드입니다.
여행가서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고 하죠? 필드에 다녀온 후 남는 건 스코어 카드뿐입니다.
지금부터 스코어 카드를 모아서 정리하기 시작하면 단기적으로는 타수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고, 10년, 20년 후에는 젊은 시절 즐거웠던 라운딩 추억을 회상하실 수 있어요. ^^
위 글의 저작권은 작성자에게 있습니다. 이 글에 사용된 이미지 및 본문의 저작권에 관한 소유권 및 이의가 있으신 분은 작성자에게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정보 > 시리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정민 프로 칼럼] 임팩트 포지션의 3대 필수원칙 (4) | 2013.01.07 |
---|---|
[현장스케치] 박한별과 함께 한 골프존 2013년 NEW CF 촬영 현장 스케치 (0) | 2013.01.04 |
[현장스케치] 골프존에는 놀라움이 가득하다! 골프존마켓 촬영 현장 스케치 (2) | 2012.11.26 |
[골프와 자동차] 잘 관리하여~ 자손 만만대 물려줘 봅시다! (0) | 2012.11.25 |
[장진 작가] 잘고른 공 프로부럽지 않다. (0) | 2012.11.18 |